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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호]우리가 몰랐던 기후변화 ① 당신은 ‘멸종위기종’ 입니까? 작성일 : 2021-09-07 15:06

서수경 조회수 : 255

■우리가 몰랐던 기후변화 ①

 

당신은 ‘멸종위기종’ 입니까?

지구온난화 문제 인식과 대처를 위한 실천교육 필요

 

기후변화 인식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언했듯이 이 전염병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통제 가능한 팬데믹'이다. ‘인류는 곧 파멸에 이를 것이다.’ 기후 위기를 다룬 책, 영화, 뉴스 등에서 반복되는 메시지다.

 수위 높은 경고가 잇따른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대응은 걸음마 수준이다. 게다가 많은 이들이 파멸·멸망 같은 극단적 표현에도 무뎌지기 시작했다.

기후 위기’라는 단어는 언제부턴가 더 이상 충격도 두려움도 아닌 일상의 단어가 됐다. ‘기후’라는 주제가 과학자들만의 주제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귀 기울이고 대처해야 할 지구의 ‘경고’와도 다름없다.

 그렇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조금 어렵고 낯설더라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현상의 메커니즘, 그리고 기후 관련 전문용어나 지식을 학습하고 익혀 우리 안에 상식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끔찍한 예언을 동반하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

 

현인류의 환경인식 필요

 지구 온난화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그들의 문제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도록 도와야 한다. 지구 온난화에 맞서는 투쟁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절실한 목소리는 어른들의 그것보다 호소력이 있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부모와 어른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경문제 실천교육

 공포심을 심어주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인류 멸종의 시나리오가 아이들의 관심과 위기감을 자극하되, 그로 인해 아이들이 절망감과 슬픈 감정에 압도당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를 막아낼 해결책이 있음을 알려 주고, 그 해결책을 실천하는 가운데서 현실적 희망을 발견하고 그러면서 멸종의 부정적 감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과학적 해결책 제시

 주입과 교화를 통한 교육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들과 해결책들을 아이들 스스로 찾아보도록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기후 변화 문제는 단순히 도덕적인 당위의 문제라기보다 과학적 현실의 문제이며,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바로 10년, 20년 후 실제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과학자들이 되고 정치가가 된다. 어른들이 망쳐놓은 지구를 그들 스스로 구하도록 해야 한다.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따른 전망

 현시점에서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1도 아니 그보다 높은 6도 정도 상승하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작가인 ‘6도의 멸종’의 저자 마크 라이너스의 주장에 따르면 단 6도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지구상 생명체의 멸종을 가져올 수 있는 파국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구의 평균기온 1도 상승 시 산과 들에서 재앙이 시작되고, 2도 상승 시 지구의 한쪽은 목이 말라죽고, 다른 쪽은 물에 빠져 죽게 되며, 3도 상승 시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온실가스의 양이 증가하여 악순환이 시작되고 4도 상승 시 해수면에 따른 침수피해와 극심한 가뭄으로 지구촌 전역에 피난민이 넘쳐나며, 5도 상승 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정글 또한 불타 없어진 상태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며, 6도 상승 시 수천만 년 동안 지속된 서늘한 기후에 적응해온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지질학적인 면에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극심한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하여 죽어가게 된다는 ‘인류의 대멸종’이라는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생태계파괴로 인한 멸종

 그럼 과연 멸종은 어떻게 나타날까?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대규모 폭풍이나 혹한이 찾아와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한순간에 멸종하는 일이 벌어질까? 아마 그러진 않을 것이다. 생물체의 적응력은 정말 다양하다. 핵 전쟁에서도 살아남는다는 바퀴벌레나 영하 20도에서 30년을 버틸 수 있는 곰 벌레 같은 종은 아마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생물체는 이런 막강한 적응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가장 약한 생명체, 서식 환경이 가장 먼저 파괴되는 생명체부터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또한 생태계의 주요한 연결고리 구실을 하는 종이 사라지면, 연쇄 효과가 생겨 멸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산호가 멸종하면, 산호초 주변에 살던 해양생물들이 서식지를 잃어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일은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 세상에서도 벌어질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비슷한 규모의 태풍이 상륙해도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 대도시보다는 농어촌,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약자가 더 많은 손해를 보는 경우를 목격했다. 폭염과 혹한, 미세먼지가 심할 때도 고생하는 이들은 언제나 부실한 주거 환경에 놓인 이들과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가난하거나 장애가 있거나 질병이 있는 이들, 대비할 정보를 갖지 못한 이들부터 재난은 시작된다. 기후 위기는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지만, 재난은 언제나 불평등하게 우리에게 찾아온다.

 

 이러한 파국적 종말을 막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이고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환경파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을 다양한 노력을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 대멸종의 시작점에 우리가 있고, 지금 기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멸종’은 시작될 것이다.

 

김다빈 기자 kdb0083@naver.com